열대여섯짜리 少年이 芍藥(작약)꽃을 한아름 自轉車뒤에다 실어끌고 李朝의 낡은 먹기와집 골목길을 지내가면서 軟鷄(연계)같은 소리로 꽃사라고 웨치오. 세계에서 제일 잘 물디려진 玉色의 공기 속에 그 소리의 脈이 담기오. 뒤에서 꽃을 찾는 아주머니가 白紙의 窓을 열고 꽃장수 꽃장수 일루와요 불러도 통 못알아듣고 꽃사려 꽃사려 少年은 그냥 열심히 웨치고만 가오. 먹기와집들이 다 끝나는 언덕위에 올라서선 芍藥꽃 앞자리에 넹큼 올라타서 방울을 울리며 내달아 가오. ―서정주(1915~2000)
열대여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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