말이 말을 만든다. 옛 시인이 "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말 것이,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,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까 하노라"고 노래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.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은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. 아암(兒菴) 혜장(惠藏)은 대단한 학승이었다. 사람이 거만하고 뻣뻣해 좀체 남에게 고개 숙일 줄 몰랐다. 다산은 그를 위해 5언 140구 700자에 달하는 긴 시를 써주었다. 몇 구절씩 건너뛰며 읽어본다. "이름 얻기 진실로 쉽지 않지만, 이름 속에 처하기란 더욱 어렵네. 명예가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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